Today I have not given up.
학기 마무리 앞을 두고 정말 많은 생각을 한다. 어떠한 시기를, 무언가를, 매일 매일 부여잡고 지나온 터널같은 순간을 지나온다는건 나에게 놀라운 변화를 주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 그 터널을 지나기 전과, 지난 후의 나는, 다르다는 사실 자체 하나에 나는 기뻐한다. 더 성장하고 위로 나아가는 느낌보다는, 더 뿌리내리며 아래로 깊어지는 느낌이다. 원래 학기가 끝날 때 쯤이면 1,2 주를 남겨두고 주로 나몰라라 벌써 나자빠질때가 있는데, 이번 학기는 단 일주일도 남지 않았는데도 매일, 하루하루, 내게 마지막으로 맡겨진 작업들과 과제들을 하고 있다. 이젠 마지막, 같이 느껴지는 작업 하나 하나가 끝나고 마무리 될 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응어리같은것이 느껴진다. 마지막 오르는 계단들이 가장 욱신거리고 숨이찬것같은, 그런 느낌 말이다. 저녁에 산책을 하는데 보여지는 밤공기속 나무 끝 잎파리와 하늘의 별이 다르게 보여졌다. 이것이 터널을 지나온 어떠한 변화인걸까. 모든것이 나를 반겨주고, 묵묵히 안아주는듯 했다. 내 안의 가시라면 가시같은 것들, 뾰족하게 모난 부분들이 10주라는 시간동안 많이 무뎌졌다는것을 느꼈다. 나는 이제야 느끼는것 같다. 나의 작업이, 나의 예술이, 나를 치유한다는 것을. 그렇게 치유 되기에는, 그저 한두번 끄적이는 순간으로는 내 가장 어두운 심연에 닿지 못한다. 매일, 매일, 내 손목이 아파 아릴 때까지 나는 그리고, 찍고, 또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밤하늘의 별을 눈 시리게 볼 수 있었다. 나는 작업을 통해 드디어 하나님을, 치유의 손길을 만났구나. 나는, 나를 포기 하지 않았구나, 오늘도. 그래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