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remore


드디어 혼자 여행을 떠났다. 여행이라고 치기엔 집에서 매우 가까웠지만, 매일 노동하고 기숙하는 익숙한 곳을 도망치듯 빠져나온것 만으로도 만족했다. 그 누구도 주소를 알지 않는 이상 알수 없을 법한 농장과 오래된 교회가 즐비한 땅 넓은 동네같지 않은 동네였다. 도착하자마자 말 두마리가 나를 반겨주었다. 그렇게 여유롭게 바삭한 잔디를 밟다 보니, 석양이 나를 다시 반겨 주었다. 주인집 아줌마의 어머니, 할머니가 내게 와서 말을 걸으며 꼬꼬거리며 돌아다니는 암탉 세마리를 소개시켜주셨다. 닭들이 얼마나 겁이 없던지 내가 머무는 작은 집 주위도 서성이고, 내가 저녁에 가서 인사하니 철장 밖으로 머리를 내밀며 꾸꾸하는 소리를 냈다. 마지막 혼자 여행은 무려 2년도 넘었는데, 제주도에 책만 바리바리 싸들고 간 여행이었다. 그 여행이 그리워 작업과 꿈에 대한 간절함, 반복되는 관계에 치이다가 무작정 가깝고 조용한 곳으로 예약을 했다. 이번엔 책이 아닌, 킨들을 가져가서 무서운 속도로 읽어 치우고 돌아왔다.


The alone travel that I've been waiting for a while. I promised myself to go again since I went to Jeju in 2019, but it already has been two years. Now I should promise myself again to go every year... I basically ran away from my daily routines and the places that I never leave during the day- I absolutely love my room and my house and my people but just dealing with the same things every day too long makes me go nuts. I found a farm house so close to my home that had a reasonable price. It was a shame they didn't let pets, but I thought it would be the perfect runaway even from my most loving puppy. The place was hidden deep inside a neighborhood, a land, behind a huge pond... No wonder it was dead silent, only I could hear the horses munching the grass and hens running around with corking noise. The sunset greeted me the first night, I just stood there because it has been a while I have seen a sunset face to face.

Interior


집 안 구석구석 조금씩 들어오는 햇살, 웜톤과 쿨톤이 공존하는 인테리어.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했던 꽃무늬 액자들. 온라인에 나온 사진들보다 훨씬 이쁘다는걸 직감했다. 욕실이 너무 깨끗하고, 이 작은 스튜디오 같은 조그마한 공간에 한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모든것이 들어차 있다는것이 마냥 신기할 따름. 어쨌든 확실한건, 주인 아줌마와 나의 취향이 참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웃음)


The house had many windows letting the light in anytime during the day, and the interior designs of the furnishings had the right middle point between warm and cold. The floral paintings of antique frames were my favorite; the host had the exact aesthetic taste as mine for sure.

Little Forest


혼자 여행중 별미는 내가 해먹는 음식. 단 일푼도 안들이고 집 냉장고에서 얼어가는 남은 음식들과 식재료만 내 짐만큼 바리바리 싸갔다. 이상하게 나는 정기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면, 꼭 내 손으로 파스타를 해먹는다. 라자냐든, 토틀리니든 상관없다. 어떠한 파스타 소스가 곁든 밀가루 형태이면 나는 소울푸드처럼 음식을 먹고 치유됨을 느낀다. 지금 생각이 드는것이지만 요리의 요자도 모르고 나 홀로 바쁜 생활과 쉬지 못하던 20대 초기에, 나를 사랑해주었던 누군가가 가장 처음 만들어준 요리가 파스타여서 그런걸까. 사실 누군지도 기억은 안난다. 혹은 런던에 혼자 올라가 처음 런던 소망 교회에 도착했을때, 가장 먼저 사모님이 해주셨던 음식이 토마토 파스타여서 그랬던걸까. 무튼 신기하게도 내게 소울푸드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이기 전에 파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 사바나에 있으면서 룸메이트 수정이가 해준 새콤달콤한 딸기 요플레가 최근 소울푸드. 하얀 그릭 요거트에 싱싱한 딸기를 올려 샌디에고에서 온 그라놀라가 우득우득 씹히는 맛이 아침에 최고다.


I prefer spending all my time cooking rather than staring into yelp trying to find a good restaurant. I mean, there were not that many choices around in Claremore anyways. I vacuumed all the food and groceries that were in the fridge for a time I don't remember, and I was ready to make some food just for myself. The past week was when my father flew from Korea and spend a week with us. We ate at the best restaurants around Tulsa and even mom cooked amazing food. But, nonetheless, as soon as he left, I cooked pasta for me. I don't know since when, but pasta has become my soul food that makes me go back on track to live and survive. Doesn't matter if it's Lasagna of Tortellini, whatever flour-made creation with some sauce works and it heals me.

The sun and the set


해가 지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좋았다. 그걸 기다린다는 생각을 하는것 자체도 좋았다. 일상속에서는, 해가 떠서 일어나있고, 정신 차려보면 해가 지고 있어서 부랴부랴 하루를 마무리하는것 같은데, 여행을 오니 해와 함께 하루를 하나하나 새며 지내는 것이 가능했다. 시계가 필요 없이, 오직 해가 따스한 햇살을 비추는 각도와 장소를 보며, 곧 밝은 어둠이 깔릴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러한 당연한 것을 소중하게 다시 여기며, 살아내는 하루가 내게는 선물같았다.

책 읽는걸 가장 좋아하는데, 일상속에서 책읽기는 도피가 되어버렸다. 내가 해야할 일에 대한 도피, 강압적인 쉼. 그래서 평소에는 공원으로 채빈이와 가서 책을 읽고는 했는데 최근에 저녁에도 너무 더워서 나가기가 채빈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올해 초 사바나에 가서 킨들을 구매했는데 정말 카메라 이후로 내가 구매한 기계중에 가장 가치 있고 뿌듯한 장만이다. 늘 알라딘이나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하고는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배송이 되긴 하지만, 자꾸 늘어나고 터져만 가는 내 책장과 딱히 한국책을 기부할 곳도 없어서 막막했던 내게 가장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나의 오래된 손떼가 묻어 있고 구겨진 곰돌이 포스트잇이 붙은 책 질감이 세상에서 가장 좋긴 하다.


The cottage was adorable not only in the interiors but how it absorbed the sunlight according to the time frame. I don't remember the last time I was able to live the day actually waiting for the sun to set. Usually I would wake up because the sun is already in the high sky peaking through the curtains, or I realize suddenly the sun is already going down and I have to force myself to finish the day. The fact I was able to count the sun patches one by one, waiting for the day to naturally fade with the darkness that was about to come. To recognize and embrace the natural things around me that are not natural anymore, was a refreshing time.

Dr Kiehl's bubble bath


매일 저녁 거품 목욕을 했다. 또다른 여행의 특별함. 내 방에는 욕조가 없다. 그렇다고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욕조가 없어서, 나는 여행할 때마다 목욕을 한다. 숙소를 찾을 때에도 목욕탕이 있는 곳을 찾는다. 목욕탕이 너무 귀엽고 깨끗했다. 샤워기가 90전대 전화기처럼 생겨서 재밌었다. 옅은 청록색 샤워커텐 속에서 책도 읽고, 샌달 속에서 까맣게 타버린 발등도 놀라워 쳐다보고, 지난 몇 주 열심히 달린 나도 생각했다.


Bubble bath is another specialty for my trips. My bathroom at home does not have a bath. But it's okay, because that means I could only take baths during trips, and it makes it special. The bath was so cute, round, and clean. The shower head looked like a 90's phone but just for a princess or something and I adored it. The light turquoise shower curtain was elegant. In the curtains I played with bubbles, looked at my tanned feet which I never realized, and looked back at myself for the last few weeks.

The Pink House


마지막 날은 햇빛이 구름에 가려진 날이었다. 존이 놀러와서 함께 하나가 추천해준 식당을 갔다. 어찌나 Claremore같지 않게 고급스럽고 앤틱한 식당이었는지, 나의 사바나 빈티지 원피스가 완벽하게 들어맞는 장소였다. 이 날도 역시 피자를 구워먹고, 쿠키도 구웠다. 오븐이 생각보다 쎄서 첫 판은 다 태워먹었지만 말이다.


Jon came over and we went to Pink house, where Hana suggested. It was probably the most popular place in Claremore. The building and the interior was like an extension version of my own cottage, it was antique and lovely. For dinner we cooked pizza, and baked cookies. It was perfect for an almost-rainy, last day.

The Farm


역시나 집에 돌아오니 나는 다시 일상을 맞이할 수 있었다. 몇밤을 떨어져있기만 해도, 일상을 다시 사랑할 수 있다. 에어비엔비 리뷰에 호스트는 언제든 다시 와도 된다는 형식적이지만 의미 있는 말을 남겨주셨다. 또 갈 날이 오기는 마련일테고, 그 때는 또 나와 함께, 쉼을 맞이할테다.


I came back home and the days at the cottage was long enough that I was able to love my routines again. The same room, the same space, the same people.. But I was thankful. And that was all I needed for a trip. A courage and strength to come back to the daily life. Maybe next time, I will visit the cottage again myself, but a different self then.